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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
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어제 만난 두 사람

어제는 두 사람을 만났다.

둘다 남자


하나는 남자가 아니고 하나는 남자였다.


남자이면서 남자이고 아닌게 뭔가 하면..


내게 남자로 보이는 사람 또는 남자로 인식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남자.


그게 아니고 그냥 지인이면 남자가 아닌사람.


어제 먼저 만난 사람은 남자가 아니었다.


그런데 자꾸 나에게 '남자'로 인식시킨다.


성격테스트를 하고, 나에게 맞는 성격을 알려주고


그러면서 자기의 성격이 그런 성격이라 말하고.


나에게 자신같은 타입이 어울린다며 말하는 사람.


예전에 여자친구가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아는 사람이려니 이러고 말았는데 어제 난데없이 말했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다고.


갑자기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외로워지셨던가


왜 나에게 자신이 멋져보이냐고 묻고, 자신같은 타입이 나에게 어울린다고 말하고 굳이 '오빠'라는 호칭을 강조했던것일까?


그냥 지인으로써 나쁜 사람이 아니다. 좋은 사람이다.


남자로써? 글쎄 남자로써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냥 옆에서 친한 언니가 자꾸 그사람과 나를 남자대 여자로


엮으려고 난리를 쳤지만 그냥 서로 신경도 안썼을뿐이다.


다만 나에게 그사람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글을 쓰는 작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고, 그 사람에게 아마 나는 자신이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을 표현하는 습작생에 불과했을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 사람을 만나는 이유가 글때문이었다. 나에게 더블소설을 쓰자고 제의했기 때문에, 그 구성이 끝나서 이야기 해주려고 만나자고 그렇게 조바심을 내고 약속을 정한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더블소설에 대한 구상은 전혀 안했단다. 근데 왜 그렇게 만나자고 했을까?


전에는 언니가 있어서 언니 한국 들어온 김에 같이 본것 뿐이었는데, 이번에는 왜 둘이서 만나자고 먼저 그렇게 재촉해서 만났던 것일까?


다른사람에게 물어보니 '작업'이란다.


왜 나에게 작업을?


나에게 대쉬했던 사람들에게 '왜?'라고 물어보면 항상 다들 대답은 똑같았다. '편해서' 거기에 가끔 콩깍지 씌인 사람들은 '예뻐서'라고 대답했다. 예쁜건 아닌데...


어쨌든 계속 궁금하다. 왜 그랬을지...


 


그 사람에게 특별한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었어도


이성으로써의 특별함이라고는 생각해 본적 이없는데


그래서 더블소설을 제안했을때만 해도 내 글을 인정해주는 거구나 하고 싶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어제는 더 특별한 선물을 받아버렸다.


미공개 작품 단편 5개와 아무에게도 주지 않은 스스로 디자인해서 만든 명함. 아무에게도 주지 않았고, 아무에게도 공개하지 않은 글.


근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버렸다.


이성으로써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했던건 아닌데...


그래도 기분이 좋아져버렸다.


그사람이 책에 싸인을 해주면서 '배고프면 언제든지 전화해'라고 할때 농담삼아 '너무 멀잖아요'라고 했는데 언제든지 내 연락을 받아준다는걸까? 아니면 오버해서 생각하면 '기다린다'라는걸까?


어쨌든.... 어쨌든... 오늘 아침에도 그사람의문자를 보고 웃어버리는 나였다. 어제 슬퍼보이던 그사람의 문자가 없음에 걱정이 되는것이 아니라 유쾌해보이던 그사람의 문자에 웃음부터 나버렸다.


씻으면서 콧노래까지 나와버렸다. 이런적 없었는데-_-


 


그리고 두번째 사람을 만났다.


그냥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당당하고 항상 기댈수 있는 든든한 사람. 말하지 않아도 나를 너무 잘 알아주는 사람.


그렇지만 나를 동생으로밖에 안보던 사람.


그 사람이 지금은 나를 사랑한단다.


내가 보고 싶단다.


근데... 그 사람이 힘들고 나를 사랑한다는 목소리가 애절해서,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그 말을 듣는데, 왠지 모르게 나도 슬퍼져버렸다.


볼수가 없어져버렸다.


부담감이 되어버렸다. 내가 어떻게 해줄수가 없는데


힘들다며 내 품에 안기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는게 힘들어보였다.


 


두번째 사람만 생각하면 유쾌하고 기분이 좋아졌었는데,


첫번째 사람이 그날은 너무 크게 영향을 준것인지


두번째 사람의 마음이 부담감으로만 다가왔다.


그렇다고 내가 첫번째 사람을 사랑하게 된 것은 아니다.


그냥 아직도 지인인데, 왜 그런말을 했을까 자꾸만 궁금해지고 그의 본심을 알아보고 싶다.


두번째 사람의 진심을 알고 있다.


그런데 왠지 두번째 사람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


 


사랑받기 원하고 외로운게 싫은데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고, 호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요즘 이상하게 호감을 표시하고 대쉬하는 사람이 최소한 일주일에 한명씩 생길 정도로 이상한 나날들인데....


이상하게 이성으로 다가오는 사람이 생길때마다 힘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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