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지 않은 비밀들의 행렬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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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Blue2010-03-24 08: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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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생각이 많아지게 할 책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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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2010-03-24 09: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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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이성과 감성이 충족되네요...정말 장애인이나 정신세계가 조금 남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공감이 될수 있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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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2010-03-24 18: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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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ntimenalfeel님 생각이 너무 많아서 어지러울 정도예요.. 읽다보면 에피소드들이 섞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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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래니2010-03-24 18: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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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님도 나중에 기회되면 한번 읽어보세요. 포켓북으로 나와서 출퇴근길에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읽기에도 편해요..ㅋㅋ 저는 왼손 엄지로 왼쪽페이지 받치고 왼손 새끼손가락을 이용해서 책장 넘기는 스킬신공중..ㅋㅋ 오른손은 손잡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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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2010-03-24 20: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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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한손으로 책들고 그 손으로 책장도 넘긴다고요..? 대단한 내공이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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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읽고 있는책이다.
예전에 이마고 다닐때 포켓북 영업하러 다니면서 1부 받아서
그때 1/3은 읽었던 내용인데,
오랫동안 안읽다보니 내용을 잊어버렸다.
다만 기억하는 것중 하나는 제목 그대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는 증상이 있는 남자'정도랄까...
지금 552페이지 정도의 분량중에서 172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여기서 가장 인상에 남는것이 기초신경이 사라진 여자의 이야기이다.
온몸에 기초 신경이 없어져서 눈을 감고서는 발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고,
손가락 끝을 보지 않으면 자신에게 손 조차 있다고 생각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한다.
이 여자가 다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해야 했고,
억지로 손을 인식해서 움직이고, 표정을 만들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해야 했다.
이 여자는 장애인이 맞지만, 어떤 경우에도 장애인이라는 배려를 받지 못했고,
오히려 남들에게는 욕을 먹는 증상이었다.
하지만 불편하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와닿지는 않았다.
왜냐면 나는 눈을 감고도 타이핑을 할 수있고, 서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잠을 자면서도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그러다가 그 외 사례로 본 것이 뇌성마비 여자의 이야기였다.
다른 뇌성마비와는 달리, 생각을 할수 있고, 그녀의 지적능력은 남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뇌성마비이기때문에 주위에서 밥도 먹여주고, 타고날때부터 장님인지라 어떤것도 직접 움직여서 행한적이 없었다.
점자를 읽지도 못했지만,
그녀는 독서를 좋아해서 남이 읽어주는 글이나
독서테이프 듣는것을 즐겼다.
그러던 그녀의 손의 신경이 살아있음을 알게 된 신경과 전문이는 그녀의 손을 사용하게 만들 방법을 생각해냈고, 그 생각의 발상이 '아이는 엄마의 젖을 먹기 위해 손을 뻗는다.' 였다.
그녀의 근처에 음식을 놓아두되 직접 먹여주지 않자, 그녀는 허기에 손을 뻗어 처음으로 도넛을 자신의 입에 집어 넣었다.
이 부분을 읽을때는 나도 모르게 희열감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녀가 손의 감각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자 그녀의 습득 능력은 상당히 빨라졌다. 이미 많은 독서를 통해 사물을 인지할수 있었기에,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가운데 구멍난 동그란것이 도넛임을 알수 있었고, 뾰족한 끝이 3개가 모아지는것이 포크라는것을 쉽게 인식하여 남의 도움없이 생활을 하는것을 넘어서,
점토로 사람의 두상을 만드는 장님예술가까지 되었다.
그러다 또 다른 예로 본 것이 기억상실증에 관한 것이었는데,
어떤 남자는 사고로 시력을잃으며 시각에 관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
때문에 자신이 갑자기 장님이 되었지만 전혀 불편함을 호소 하지 않았다.
그것은 시력에 관한 모든 기억이 없어졌으므로, 사람이 '눈'을 통해 세상을 본다는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다고 해야 할까?
멀쩡히 살던 사람이 시력을 잃어서 방황할 바에는 차라리 '시력'에 관한 모든기억을 잃는다는 것 자체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기억나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환각에 관한 것이었는데, 우리는 흔히 사고로 팔이나 다리를 잃었을때
다리를 잃고나서도 다리가 있다고 착각하거나, 아니면 없는 다리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는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멀쩡히 잘 붙어있는 다리가 남의 다리로 느껴진다면?
에피소드 제목은 '침대에서 떨어지는 남자'였는데, 이 남자는 자다가 화들짝 놀라서 자기 이불속에 있는
낯선 다리를 보고 그다리를 집어던졌다. 그런데 자신의 몸까지 딸려나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건 니다리다' 그랬더니 '말도 안돼' 이런다...
근데 가끔 이런 경우 있지 않은가,
자다가 (여자들은 잘 알겠지만) 긴 머리카락이 얼굴을 거슬러서 귀신인줄 알고 놀라서 다시보니
자기 머리카락이였다더라..
뭐 이런거랄까..
근데 그게 자기 몸에 붙어있는 다리라면 얼마나 더 무서울까....
아직은 반도 못읽었지만, 다 읽고나면 과연 어떤 에피소드가 남을지..
하나하나 다 신기하고 흥미로운 소재들이라서 기억에 남는 하나를 건지고 나면,
나중에 다시 읽을때는 새로운게 흥미롭고..
또 흥미롭긴 하지만 어려운 내용이다 보니 자꾸 보게 되는 책이 될것 같다.